2019년이 끝나고 있다. 이제 약 세 시간도 남지 않았다. 올해의 나 자신을 돌아보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이 터졌다. 어떤 일이 끝나면 새로운 일이 왔고, 또 이를 지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일이 연달아 터졌다. 그로 인하여 움직이고, 버티고, 고민하고, 이리저리 신경을 뻗쳐댄 끝에 심신이 지쳐버렸다. 이렇게 힘든 한 해를 겪은 적이 있던가?는 물음 역시 연달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고 제대로 한 것도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모두 보내고 나서 조용히 여기에 서 있다.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또 다른 앞날을, 충실한 지금을 그려가며 다가올 2020년을 기다리고 있다.

 

 먼 미래로, 혹은 수많은 상상이 현실로 가득 찬 세상이라고 여겼던 2020년이 바로 코 앞이다. 아침, 점심, 저녁, 한 시간 전, 한 시간 뒤, 어제, 오늘, 내일, 일주일,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등등으로 시간을 어렴풋이 생각했지, 2019년, 2020년, 2021년처럼 뚜렷하게, 특정한 년도나 날짜 등으로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다. 대충 1 다음에 2가 오고, 2 다음에 3이 오는 식으로 날짜와 시간을 대충 여기니 1년 속에 있는 365일을, 그 하루하루에 포함된 24시간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리라.... 그렇다고 1 다음에 2가 온다, 그러니 2를 보며 1을 인내하고 견뎌내자는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 나는 그동안 쓴대로 정말 바보처럼 살았다.

 

 이렇게 두서없고 칙칙한 글을 올리며, 나는 2019년을 마무리짓는다. 다른 분들께서는 이 2019년을 어떻게 여기실 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서 있는 곳, 지나온 길, 바라본 풍경, 마주친 사람 등등이 모두 다르지만, 그 모든 길을 걸어온 한 분, 한 분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인사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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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피커폭파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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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days

음악 2019. 12. 24. 10:26

 

 Yesterdays by Pennywise, on their album 'From The Ashes".

 

 ".... I wish I could remain back in yesterdays...."

 

 옛날을 추억하는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마다 그러한 곡이 몇몇 있을 것이다. 삶과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노래를 떠오르는 이도 있을 거고, 모르는 노래가 주는 느낌이 옛날을 떠올리게 하며 감상에 빠지는 이도 있을 거다. 이 곡은 후자다. 느릿한 구성과 차분한 분위기, 거기에 얹힌 린드버그 씨의 덤덤한 보컬과 아쉬움이 짙은 노랫말이 어우러지며 낡아빠진 듯한 풍경이 하나, 둘 생각나는 곡이다.

 

 올해는 초반부터 별별 일이 많아서 정신줄을 놓기 일쑤였다. 그 속에서 헤어짐을 옆에서 보기도 하고 직접 겪기도 했다. 싸움과 화해를 하는 사람, 새롭게 일어나는 사람 등등 흔한 모습들이 마치 새로운 일처럼 낯설게 다가왔다. 그리고 연말을 맞이하여 지난 일들을 다시 돌아보니 마치 눈 뜨고 코 베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짧게는 올해 있던 일부터, 길게는 지난 몇년 동안 있던 일이 다 어제 같은데 시간은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갔는지, 정말 허무했다. 뭐 해볼거라고 이래저래 손을 댔지만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이 시간만 흘렀고 나이만 먹었다.

 

 그 속에서 오랫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이 노래를 늦여름부터 지금까지 자주 듣고 있다. 사실 풀 써클과 언논 로드 앨범만 주구장창 들으니 다른 앨범을 들을 리가 있나.... 아무튼 Yesterdays를 들으면 우울하거나 혹은 서글프거나 그런 느낌은 들지 않고 그냥 차분해진다. 위에서 쓴 대로 말이다. '아, 이런 일도 있었고, 저런 일도 있었구나. 이럴 때, 이 곡을 더 자주 들었지.'라고 생각하며 하나, 둘 기억하고 흘려보낸다.

 

 이제 2019년이 거의 다 지나갔다. 곧 2020년이다. 2020년.... 난 무얼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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