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끝나고 있다. 이제 약 세 시간도 남지 않았다. 올해의 나 자신을 돌아보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이 터졌다. 어떤 일이 끝나면 새로운 일이 왔고, 또 이를 지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일이 연달아 터졌다. 그로 인하여 움직이고, 버티고, 고민하고, 이리저리 신경을 뻗쳐댄 끝에 심신이 지쳐버렸다. 이렇게 힘든 한 해를 겪은 적이 있던가?는 물음 역시 연달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고 제대로 한 것도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모두 보내고 나서 조용히 여기에 서 있다.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또 다른 앞날을, 충실한 지금을 그려가며 다가올 2020년을 기다리고 있다.

 

 먼 미래로, 혹은 수많은 상상이 현실로 가득 찬 세상이라고 여겼던 2020년이 바로 코 앞이다. 아침, 점심, 저녁, 한 시간 전, 한 시간 뒤, 어제, 오늘, 내일, 일주일,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등등으로 시간을 어렴풋이 생각했지, 2019년, 2020년, 2021년처럼 뚜렷하게, 특정한 년도나 날짜 등으로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다. 대충 1 다음에 2가 오고, 2 다음에 3이 오는 식으로 날짜와 시간을 대충 여기니 1년 속에 있는 365일을, 그 하루하루에 포함된 24시간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리라.... 그렇다고 1 다음에 2가 온다, 그러니 2를 보며 1을 인내하고 견뎌내자는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 나는 그동안 쓴대로 정말 바보처럼 살았다.

 

 이렇게 두서없고 칙칙한 글을 올리며, 나는 2019년을 마무리짓는다. 다른 분들께서는 이 2019년을 어떻게 여기실 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서 있는 곳, 지나온 길, 바라본 풍경, 마주친 사람 등등이 모두 다르지만, 그 모든 길을 걸어온 한 분, 한 분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인사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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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피커폭파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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